연성 썸네일형 리스트형 [영원한 7일의 도시/유우세이] 은행잎 그 모습은 매보다 곱고 백조보다 강인한, 숲 속을 누비는 불사의 날개였다. 사람이 사람에게 돌리는 감정을 사랑이라는 한마디로 얼버무릴 수 있을까. 그렇다면 자신은 그녀를 사랑하고 있을까. 해답을 찾지 못해도 시간은 흘러간다. 해는 뜨고지고 은행잎은 떨어진다. 나뭇가지 하나 붙잡지 못하고 떨어져 나간 은행잎이 퍽 초라해 보여 그것을 주워보지만, 다시 나무에게로 돌아가는 일은 없이 그저 그의 손에 얌전히 놓여있었다. 강인한 나무에게 한낱 나뭇잎 따위는 인생에 스쳐 가는 바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이, 왜인지. 너무나 차가워 보여서. 유우토는 그 나뭇잎을 놓는 것 조차 하지 못한 채 그대로 주머니 속에 넣어버렸다. 은행잎은 그의 주머니 속에서 조금씩 말라 바스러져 갔다. 그녀는 한 마리의 새였다. .. 더보기 [드리밍/신미케신] 당신은 무엇을 보며 눈을 감았는가. ※메인스토리 2부, 3부 1장,너와 창가의 노스텔지어 이벤트 스토리 스포일러 주의 * 피어오르는 연기. 타오르는 불길. 허물어져 가는 벽. 당신은 무엇을 보며 눈을 감았는가. 몇십 분 전까지 세련된 외관과 먼지 한 톨 없는 복도를 자랑하던 명문 고등학교는, 지금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폐허가 되었다. 벽은 한입 베어 문 랑그드샤처럼 바스러지고 깨진 창문의 파편은 언젠 가의 비눗방울처럼 온갖 색으로 반짝인다. 이따금 들려오던 비명은 이미 멎은 지 오래고, 지금 유일하게 나의 곁을 지키는 그. 시바사키 신야는 굳게 닫힌 눈을 뜰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색색 들려오는 숨소리와 박동하는 손목이 그의 생명을 전해주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느낄 수 있을까. 원인을 찾기에는 끝이 없고 자책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더보기 [드리밍/센타카] Snow winTer magic ※모브 여학생이 (언급만) 등장합니다 별로 하는건 없습니다 살이 쓰리도록 추운 겨울 공기 속에 걸음을 멈췄다. 내뱉은 한숨은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손끝은 빨갛게 얼어가는. 그런 겨울의 저녁. 고개를 들어보면 녹빛의 일루미네이션이나 들떠 보이는 아이들의 말소리가 피부에 박혀와, 답지 않게 시끄럽다고 생각해버린 입을 머플러로 가리며 벽에 몸을 기댄다. 골목 사이로 희미하게 비추는 네온사인에 젖은 뺨이 반짝였다. 아마 두 시간 전쯤의 일. 오늘은 방과 후에 특진 생 1학년-그렇다고 해도 다섯 명뿐이지만-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다 같이 모여 보드게임을 하기로 했던 날이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시시마루는 보이지 않았고, 교실에는 네 명의 미묘한 기류만이 흘렀다. "아~ 바보 라이언 늦어! 어디 간 거야?" "시.. 더보기 [드리밍/센타카] Just for you ※시시마루 타카오미 생일 축전 2018※사귀는 센타카 …분명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을 텐데 왜일까. 주말. 평일의 등교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의 아침. 평소라면 곯아떨어져 있었을 니토의 손에 이끌려 교실에 들어갔더니 '준비 담당: 하리미야 토우지'라고 적혀있는 듯 뻔한 대형 케이크가 책상 위에 위화감을 뿌리며 올라가 있었다. 그 옆에는 파란색, 크림색, 노란색, 주황색…… 등등으로 포장된 선물 상자가 몇 개. 형형색색의 선물 상자에 눈길을 준 니토가 배우답게 과장된 몸짓으로 케이크 앞에 걸어가 입을 열었다. "생일 축하해. 시시마루" 그 후로는 진부하게. 같이 케이크를 자르고, 선물을 개봉하고, '러블리 토끼 뿅♪(니토 자체제작)' 이라고 쓰여진 토끼 귀 머리핀 세트를 내미는 니토를 한 대 때렸다. 붕.. 더보기 [드리밍/센타카] 고백 데이 ※고백 데이 기념 혼자 전력 1시간(......) 센타카 단문 ※퇴고 없음. 나중에 조금 수정할지도.... "시시마루~, 좋아해." "…하? 갑자기 뭐야." "SNS 안 본거야? 오늘 고백 데이라고, 엄청 떠들던데." 그런 이상한 날 따위 알겠냐. 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을 눌러 담으며 한 손으로 대충 스마트 폰을 조작해 웹사이트를 켰다. 9월 17일 고백 데이. 오늘 고백해서 이루어지면 크리스마스가 100일. …이라지만 어차피 차이면 도루묵이잖아? 고백에 쓸데없는 의미나 붙일 정도로 아직 세상은 평화롭구나. 여러모로 빈정거리게 만드는 설명이었다. 게다가, "아는지 모르겠지만, 난 너랑 사귀고 있는데?" "감성 없이 굴지 마~ 쌀쌀마루 쌀쌀오미. 가끔은 괜찮잖아?" 여유롭게 세상의 흐름에 맞춰보라고. 여유.. 더보기 [드리밍/센타카] 애정의 대가 *센리->타카오미의 소유욕 묘사 주의*직접적인 묘사는 없지만 센리와 타카오미 (포함 1학년즈 모두)가 2학년 ―어제부터 반복으로 틀던 재생목록을 중지시켰다. 귀를 막은 이어폰의 틈새로 시시마루의 게임 플레이 소리가 들려왔다. GAME OVER. 오늘만 해도 몇 번째인지. 항상 같은 구간에서 게임오버 당하는 시시마루를 핸드폰 화면과 번갈아 가며 힐끔거린다. 가까이서 보면 꽤 긴 속눈썹에 가는 눈매. '입만 안 열면 미소년' 클리셰의 정석 같은 얼굴. ...... 이지만, 나는 그 악의 없는 독설도, 싫어하지 않아. 본인에게 말했다가는 독설이 아니라 명치를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도 잊어버린 채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더니 조이스틱을 내려놓은 맑은 회안과 눈이 맞았다. "뭘 빤히 쳐다보.. 더보기 [드리밍/센타카] 당해낼 수 없는 녀석 ※사귀는 센타카 주의※호칭 날조 있음 "...센리" "응?" "넌 왜 아직도 '시시마루' 인 거냐" "...에?" 소파에 반쯤 누워서 핸드폰을 만지작대던 바보 토끼가 시선을 돌리며 얼빠진 소리를 냈다. 감탄사도 아니고 제대로 된 문장도 아닌, 의미도 뭣도 없는 저 한 마디에는 굳이 시간을 들여 대답하지 않기로 했다. 방금 뱉은 문장이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이긴 했다만, 의미를 이해 못 했다거나 하지는 않았겠지. 물론 '시시마루'와 '센리'의 심리적 거리감에 대한 이야기다. ...모를 리가 없잖아. 바보냐. 저 녀석과 연애를 시작하고 가장 처음으로 요구받은 건, 스킨쉽도 뭣도 아닌 "이름으로 불러줘" 라는 한가지였다. 단칼에 거절했더니 며칠 동안 끈질기게 달라붙어 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지금까지도.. 더보기 이전 1 다음